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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몇몇 부분 오싹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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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언론, 배급 시사회를 통해 '맨홀'을 보고 왔습니다. 정유미씨야 원래 좋아하는 배우지만, 간간히 '연애의 발견'을 보면서 그녀에 대한 호감이 급상승중이라, 곧 개봉할 영화 '맨홀'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다만 부산국제영화제 때문에 영화를 챙겨볼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미리 언론 배급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올 여름 시즌에 워낙 괜찮은 공포영화가 없었던 터라, 이 영화가 여름 시즌에 개봉했으면 좀 더 괜찮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10월에 개봉하기엔 이 영화의 단점들이 워낙 도드라져서, 관객들의 지지를 받기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6개월 동안 10여명이 사라지는 실종사건 단서조차 발견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는 서울의 한 동네. 부모님을 잃고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이 된 수정(김새론)과 연서(정유미). 늦은 밤 수정은 언니 연서를 마중나가다 누군가 맨홀 속으로 납치되는 장면을 목격한 후 함께 사라지게 됩니다. 도움을 요청할 곳 하나 없이 오직 휴대폰 위치추적 앱에 의지해 수정의 행방을 찾아나선 연서. 그녀가 마침내 다다른 곳은 맨홀 앞입니다. 연서는 수정을 찾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으로 들어갑니다. 곳곳에 설치된 덫, 의문의 아지트, 시체 구덩이까지 맨홀은 정체 불명의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세상이었습니다. 투시경과 CCTV를 통해 맨홀을 지배하는 수철(정경호). 그는 맨홀 속 사람들의 숨통을 조여오고... 수철에게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건 추격전을 벌이는 연서와 수철. 과연 그들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다운로드 (22).jpg

 

  사실 이 영화에는 허점이 참 많습니다. 지하세계를 저렇게 구축할 때 까지 아무도 모를수 있냐부터 경찰에 신고도 안하고, 너무 막무가내로 덤벼드는 등 이해가지 않는 설정들이 많지만, 스토리 전개를 위해 선택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일단 넘어가더라도... 셀 수 없을만큼 허점이 참 많습니다. 지난 8월 개봉했던 영화 '터널'의 경우, 영화의 완성도도 문제였지만, 제목이 '터널'임에도 불구하고 터널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사실 터널이 아니라 동굴이 배경이었던...) 영화 '맨홀'에서는 맨홀이 등장하긴 하지만, 정작 맨홀에는 그닥 관심이 없고, 오히려 지하세계를 구축하는데에 좀 더 열을 쏟은 작품으로 보입니다. 

 

  일부 헛점이 보이긴 해도, 근래에 괜찮은 공포영화가 너무 안나오다보니, '맨홀'은 여타 공포영화들에 비해서는 훨씬 괜찮긴 했습니다. 공포 영화는 일단 무서워야 되는데, 몇몇 장면에서는 확실히 깜짝 놀랐습니다. 이 영화가 나쁘지 않은 공포영화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배우들의 호연인데요. 기존 공포영화들은 신예배우들의 발굴의 장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렇다보니 어색한 연기 때문에 영화에 몰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에 비해 '맨홀'은 연기력으로는 검증된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보니, 여타 공포영화보다 훨씬 몰입이 잘되긴 하더군요. 극중 정경호씨는 정말 싸이코패스같은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정유미씨는 섬세한 연기로 공포 몰입도를 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른 공포영화에서는 여배우가 고함을 꺅 지르고 끝날 장면이라면, 정유미씨는 여러 감정을 담은 표정을 순간적으로 내비치면서, 영리하게 극을 이끌어가는 장면을 보고, 역시 이 배우는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새론은 올해 그녀의 출연작인 '만신', '도희야'보다 연기력이 좋다고 하긴 어렵지만, 그녀는 여타 10대 배우가 보여줄 수 없는 분위기를 연기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는 사실은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운로드 (23).jpg

 

  영화 '맨홀'에서는 대사가 정말 적습니다. 기사를 찾아보니, 이 영화에 등장하는 대사를 다 합해도 A4 2장이 채 되지 않을 정도라고 합니다. 김새론 양이 언어장애인으로 나오다보니 특히 그런데, 많은 대사가 아닌, 순전히 영화의 분위기로 승부수를 던진 감독의 선택은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의 대부분은 경찰 역할의 캐릭터들이 소화하고 있는데, 이들이 나오는 장면들은 분위기가 확 깬다는 점은 이 영화의 강력한 단점이네요. 감독이 극을 유연하게 이끌어나가지 못하고 캐릭터를 제대로 다듬지 못한 까닭에 이 영화는 균질적이지 못한 부분들이 종종 있는데,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 중 제대로 활용도 하지 못한 채, 나왔다 말았다 하는 캐릭터도 있을 정도로 영화가 덜 다듬어졌네요. 

 

  사실 일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맨홀'의 중반부까지는 저 역시 긴장하고 영화를 봤기 때문에, 공포영화로서 나쁘지 않은 점수를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점수를 까먹는 시퀀스들이 많이 있었는데, 극 중 피해자들과 악역의 대결이 육탄전으로 바뀌는 순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단점들이 넘쳐 흐르는 지경입니다. 어둠 속에서 등장하는 빨간 투시경은 제 생각보다 훨씬 오싹해서, 공포영화에 대한 수요가 높은 여름 시즌이라면 관객들이 이 영화가 괜찮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본격적으로 쌀쌀해지는 10월에 이 영화를 굳이 극장에서 보기엔, 단점들이 너무 도드라져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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