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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두 얼굴 - 이중성을 묘사하는 매력적인 시도에도,,효과는 인상적이지 못하다.

건위천
3338 0 5

1962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휴가차 아테네를 방문한 미국인 부부 체스터(비고 모텐슨)와 콜레트(커스틴 던스트)는

파르테논 신전에서 그리스어를 구사하는 미국인 여행 가이드 라이달(오스카 아이작)을 알게 된다.

체스터와 함께 파르테논 신전을 거닐던 콜레트에 한 눈에 반한 라이달은 가이드 그룹에 속한 여성 관광객과 데이트를 하는 와중에도

줄곧 콜레트에게 시선을 보내는데, 콜레트를 향한 그의 뜨거운 시선을 의식하고 질투에 동요된 체스터는 아내의 마음을 확인하려는 듯

아내로 하여금 그를 알아보라며 라이달과 화장실 앞에서 조우하게 만들면서, 라이달과 관광객, 자신과 콜레트 네 명의 더블데이트를 갖는다.

라이달을 가까이 관찰하며 거세지는 질투심을 점잖은 매너로 억제하던 체스터는 호텔방으로 자신을 찾아온 불청객을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되고, 콜레트가 택시에 떨어뜨리고 간 팔찌를 돌려주기 위해 호텔로 찾아온 라이달에게 시신을 다른 방으로 옮기는 자신의 모습을 들킨

체스터는 그에게 사실을 고백하며 도움을 요청한다.

콜레트에게 빠져 그녀를 가까이 하려는 라이달은 여권 위조나 도주경로 따위의 조력을 제공하면서 체스터 부부와 동행하게 되는데,

영화는 세 사람의 이런 불편한 동행을 그리면서 갈등과 파국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R678x0.jpg

 

세 사람의 만남과 잃어버린 팔찌를 돌려주기 위해 라이달이 부부의 호텔로 찾아가는 등 초반 대부분의 설정은 다소 작위적이지만,

살인사건이 일어난 이후의 본격적인 도주극에서는 섬세한 심리 묘사나 에피소드의 사실감으로 상당한 긴장감이 느껴질 만큼

 짜임새가 단단해 보였다.

하지만, 예상되는 이야기 전개로 시간이 갈수록 긴장감은 서서히 약화되고 스릴러적인 쾌감의 기반이 무너지는데,

그 모든 것을 보상하기에는 막판의 반전은 다소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체스터의 살인을 방조하며 그를 돕는 라이달의 동기에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하기에는 콜레트를 향한 그의 감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해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를 만큼 라이달과 콜레트의 관계에 대해서는 영화가 좀 불친절하다는 불평을 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다루려는 의도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답게(?) 우회적인 묘사가 많아 모호함을 자아내는 것은 사실일지라도,

라이달의 행위에 대해서는 영화가 일관성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의 별나 보이는 행동의 동기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 난해하다고 할

정도는 아닐 듯싶다.

눈에 하트불을 켜고 라이달을 빤히 쳐다보면서 콜레트를 살짝 추켜세우는 여성관광객,

라이달의 방에서의 콜레트와 그 사이의 짧고 조용하지만 밀도 높은 감정 표출,

체스터가 콜레트에게 심하게 대할 때마다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라이달이 체스터를 떠밀어 넘어뜨리는 것과 같은 과격한 행동,,,

과 같은 연출은 전반적인 우회적 묘사 속에서도 라이달의 동기에 대해서는 그 일관성을 고수하고자 하는 영화의 의도로써 분명해 보인다.

관계가 좋지 않아 장례식에도 가지 않았던 자신의 아버지와 체스터의 외모의 유사성은 나이 많은 남편을 둔 젊은 유부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라이달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악감정을 체스터에게 전이시켜 양심과 불륜 감정을 희석시키는데 기꺼이 동원되었을 것이고.

 

미인을 아내로 둔 점잖고 매너 있어 보이는 부유한 신사의 겉모습을 갖고 있지만,사실은 존재하지도 않는 회사의 주식을 팔아먹는 사기꾼,

미국의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여러 나라 언어에 능통해 여행 가이드를 하는 낭만적인 지식인으로 보이지만 현지어를 모르는

순진한관광객들로부터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는 역시 사기꾼이라는 이중성을 가진 체스터와 라이달이라는,

 두 인물은, 

영어로 1월을 의미하는 January라는 말의 어원의 상징성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제목 ‘1월의 두 얼굴’ 은 체스터와 라이달이라는 인간의 이중성을 내포하면서도,

하나의 대상(여자)을 두고 다투는 욕망의 두 얼굴(인물)에 얽힌 비극적 운명을 그리고 있는 영화의 이야기에도 꽤 잘 어울린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담백하고 사실적인 톤으로 역동적인 갈등을 그리려는 영화의 시도는 매력적으로 보였지만,

좋은 시도가 그만큼 좋은 효과의 결과물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라이달 1.jpg

내내 비슷한 표정으로 미묘한 심리 묘사의 한계를 보여준 오스카 아이작도 몰입을 좀 방해했다.

지중해 미남풍의 잘생긴 얼굴과 우수에 찬 큰 눈으로도 라이달이라는 캐릭터는 좀 버거웠을까.

'아고라' 나 '인사이드 르윈'에서 맡은 인물들은 잘 어울려 보였는데.

 

 R678x.jpg

 

서사의 중심이 되는 체스터라는 캐릭터의 힘과 그를 잘 표현한 비고 모텐슨의 호연이 아니었다면,

영화는 그렇고 그런 3류 치정극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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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는 조금 다른 시선의 감상문이네요~ ^^

저는 처음에 라이달이 콜레트를 쳐다본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닮은 체스터를 본 것으로 봤는데...

잘 읽었습니다. ^^

16:03
14.08.22.
건위천 작성자
adoobe
부부가 가까이 앉아 있는데, 콜레트에게 반했다해도 자신의 아버지를 닮은 남편에게도 당연히 시선이 갔겠죠^^
19:28
14.08.22.
포인트팡팡녀!
건위천
축하해~! 건위천님은 50포인트에 당첨되셨어 ㅋㅋㅋ 활동 많이 해 +_+
19:28
14.08.22.
2등
처음엔 체스터를 본거죠.맞은편 여자가 여자 이쁘지 않냐 하니까 남자를 본거라고 아버지를 닮았다고
그러죠.콜레트를 본걸 거짓말한 것일수도 있는데,습관적인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면 그것까지 거짓말할까
싶어요.
17:53
14.08.22.
건위천 작성자
해피독

체스터 부부가 남편 아내 따로 따로 각기 거리를 두고 앉아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콜레트에게 반해서 그녀에게 시선을 두면서도, 아버지를 닮은 체스터도 함께 봤겠죠. 습관적인 거짓말쟁이라기 보다는, 자신을 좋아하는 바로 앞에 앉아 있는 데이트녀에 대한 작은 배려로 대충 둘러대면서도 하얀 거짓말을 한 것이겠죠. 아버지를 닮은 체스터를 봤다는 것은 거짓이 아닌 사실일테고요.

19:33
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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