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 4D 체험~.

그다지 좋은 평을 찾아보기 힘든
롯데시네마의 4D를 체험하고 왔습니다.

영화는 토르 : 다크 월드
(아흐~, 토르 은근히 많아 보게 되네요~.)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어요.
실망스럽단 평을 많이 접하고 기대감을 확 죽인 탓인지는 몰라도....


CGV의 4D와 비교하면 효과 디자인의 방향에서부터 차이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씨지비의 포디효과는 극영화와 잘 어우러질 수 있게 하려고 고민하는 게 보여요.
그래서인지 의자의 움직임이나 바람 같은 효과가 몇몇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어떠한 한 캐릭터나 장소에 집중되어 있는 식이죠.
예를 들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리자드가 아니라 오직 스파이디의 움직임만을 쫓아간다거나,
퍼시픽 림에서는 예거의 조종석에 최대한 싱크를 맞춰놓는 식으로~.

다시 이야기하면, 대상을 특정해 놓고 효과를 디자인한다는 거죠.
덕분에 이런저런 효과가 남발된다는 느낌이 없으면서 영화에 집중하기에 몹시 좋은 분위기를 형성해 줍니다.



그런데 롯데는 사뭇 달라요. 이쪽은 포디를 놀이공원의 그것처럼 디자인해 놨더라고요.
어떤 때는 카메라의 움직임에 따라갔다가 어떤 때는 주인공에게 얻어맞는 쪽에 따라갔다가 다시 주인공의 움직임을 쫓아갔다가
심지어는 화면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폭발 같은 것에도 가감 없이 신나게 흔들어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토르를 예로 들면 말레키스가 오딘의 왕좌 날려버리는 장면.
씨지비에서 이 장면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 수 없으니 1:1 비교는 힘들지만

씨지비에서는 효과의 타켓이나 카메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강약이
여러 단계로-어떤 때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세세하게 나눠지는데
롯데는 그런 부분에서 강강강 스타일이라는 의미입니다.)

덕분에 위와는 반대로, 비슷한 효과가 너무 자주 반복되어 남발된다는 느낌도 들고, 자칫 영화의 흐름을 놓칠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런 반면!!! 앞뒤 생각할 것 없이 시원시원한 면모로는 너무 좋아요~.

씨지비의 경우 주인공이 없는 장면에서는 제법 화끈한 장면일지라도 효과 없이 넘어갈 때가 있는데,
롯데에서는 뭐 자비가 없습니다. 쿵쾅쿵쾅!!! ㅎㄷㄷ...

아, 그리고 확실히 롯데가 화면에 효과의 싱크가 안 맞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좀 사소한 부분까지 효과를 쎄게 넣다 보니 생기는 일인 것 같아요.
주먹을 쥐어 손 안의 돌을 콱! 부수는데 엉덩이를 두들기는 효과가 나온다거나 ㅋㅋㅋ
탁 부딪치면서 정말 짧게 지나가는 장면인데 의자는 크게 흔들려다 보니 의자의 흔드는 동작이 화면보다 먼저 시작되는 뭐 그런 경우 ㅋㅋㅋ...;;;

으음, 객관적으로는 두 시간의 극영화라는 환경을 생각했을 때 원근감과 강약까지 잘 고려해 놓는 씨지비의 포디가 한수 위인 것 같아요.
주관적으로는...씨지비의 세밀함과 롯데의 화끈함이 잘 섞였으면 하는 바람~~.

덧. 비교적 최근에 생긴 서청주 롯데시네마에서 봤는데 롯데도 그동안 개량을 계속했는지
인터넷에서 본 것처럼 움직임이 너무 작아서 진동의자 수준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반대로 꽤나 요란했어요.
앞뒤좌우로 열심히 흔드는 의자, 지붕에서 불어오는 바람, 목 뒤에서 놀래키는 바람, 얼굴로 뿜어져 나오는 바람, 관 양 옆에서 번쩍이는 효과.
제 기억으로 냄새 빼고는 다 있는 것 같더라고요. 포디관에서 향기라고 칭하는 효과가 개인적으로는 이상하게 좀 역해서 그다지 아쉽진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