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신부] 결혼 생활의 권태기를 맞은 부부들에게
설렘님의 도움을 받아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24년전 박중훈 배우님과 故 최진실 배우님이 연기한 이명세 감독님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워낙 오래전에 봤던 영화라 그 영화의 장면 장면들은 짧게 생각이 나지만 그당시 10대 후반 이었던
지라 크게 공감가지 않는 내용 때문에 인상이 그리 남아있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이야기의 뜻이 가슴에 확 와 닿는 경험을 한 적이 많습니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읽었을 때 그 느낌이 다른 것처럼, 영화도 처음에는 공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너무나 특별하게 공감이 가는 경우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결혼생활이 벌써 17년이나 지난 지금 리메이크작을 와이프와 함께 보니 원작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이 영화를 통해 확실히 느끼게 된 듯 합니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단막극처럼 진행되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우리 부부의 얘기 같이 느껴지고 함께 영화를 보면서 속으로 맞아 맞아를 외치며 웃고, 울고 하였습니다.
근래에 본 영화중 가장 유쾌하고 공감백배를 경험한 영화인것 같습니다.
삼청동 주민센터 9급 공무원 영민은 여자친구 미영과 4년의 연애 끝에 벗꽃이 눈송이처럼 떨어지는
봄날 미영에게 프로포즈를 결심 합니다.
아주 멋진 그림이 상상이 되어 지시나요? 하지만 이건 코미디 영화입니다.
어젯밤 먹고 잔 라면때문에 퉁퉁 부운 눈으로 집에서 대충 입는 편한 옷을 입고 나타난 미영.
영민은 힘겹게 프로포즈를 계획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미영은 영민이 헤어지자는 줄로 오해하고
다투게 되는데....
그렇게 둘은 결혼을 합니다. 뜬금없죠? 그렇게 결혼 영상 타이틀이 흘러가고 두사람의 결혼생활의
에피소드들이 단막극 형식으로 펼쳐집니다. 눈만 마주치면 불꽃이 튀는 신혼의 달콤함을 지나
사소한 오해들로 티격태격 하며 '결혼의 꿈'들이 하나 둘씩 깨지기 시작합니다.
조정석 배우님과 신민아 배우님이 보여주는 신혼부부의 모습은 정말 너무나도 사랑스럽습니다.
요즘 시대에 맞춰 원작과 같으면서도 다르게 표현되는 모습도 참 잘 어울려 보입니다.
대부분의 부부가 공감이 가는 모습들을 너무나 잘 연기했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부부들의 모습입니다.
물론 외모는 평범한 부부 이상의 모습이라 쉽게 공감가지는 않지만요...ㅋㅋㅋㅋ
맨날 티격태격 하다가도 언제그랬냐는 듯 서로 껴안아 주는 모습이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고,
함께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외로움과 서운함을 느끼는 장면들도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영민의 단순함과 와이프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모습도 꼭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여자들은 금과 은외에 다른 금속에는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ㅋ
한편으로는 영민이 미영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하는 것처럼 나 역시 와이프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하고 맘에 상처를 입힌 적도 많은 것 같아 와이프에게 미안한 감정도 느꼈습니다.
함께 본 아내는 어떻게 생각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ㅎ
남자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함께한 시간이 많아도 여자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남자인 거죠.
영화를 보고 나와서 우리 부부는 '그래 남들도 다 똑같이 그렇게 싸우고 화해하고 그렇게 사는게
부부생활인거지' 라며 느꼈습니다.
조정석, 신민아 배우님의 연기들도 좋았고 영민의 친구들로 나오는 배성우,이시언,고규필 배우님들의
맛깔스런 감초 연기도 좋습니다. 그리고 주인집 아줌마역으로 나오는 라미란 님의 우리 주위에
한명쯤은 꼭 있는 그런 얄밉게 인정 많은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얼굴을 비추신 전무송 배우님의 세월에서 자연스레 뭍어나오는 울림있는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함께 개봉하는 한국영화중에서 가장 주목을 못 받고 있는 영화 같아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워낙 에피소드들이 재미나기 때문에 단순히 웃고 즐기는 코미디 영화로 보셔도 좋을 영화입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시간이 지나서 내 옆의 그 사람과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느껴질 때 함께 보면
너무나 좋은 영화 일거라 생각됩니다.
ado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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