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본능, 당신은 무얼 택하시겠습니까? - [더블 : 달콤한 악몽(The Double, 2014)]

보통,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와 똑같은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하는 질문을
한 번 쯤은 해볼 것이다.
그러면서 또다른 나에게 온갖 잡일을 떠넘길 생각에 행복감을 얻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바로 그 지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투명인간처럼 살아가던 사이먼 앞에 나타난 도플갱어 제임스.
이 둘은 잠시 협력하게 되지만,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제임스는 점점 사이먼이라는 인물 자체를 잠식해간다.
마치 초자아가 자아를 잠식하는 것처럼.
제임스를 이겨내기 위해 사이먼은 투신한다. 그리고 자유를 찾는다.

우리는 언제나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본능을 이겨내고 이성을 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간이 본능에 지배당하는 순간, 그는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잃게 된다.
사이먼은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기에 투신이라는 선택을 한 것이다.

덧, 왜 같은 이야기인데 [에너미]는 난해하고 [더블]은 좋았을까.
아무래도 풍부한 사운드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덧, 감독이 음덕인지 아시아권 음악, 특히 일본 음악을 BGM으로 엄청 썼다.
심지어 엔딩 크레딧이 올라올 땐 신중현의 '햇님'이 흘러나온다.

사실 약간은 걱정을 하기도 했던 작품인데, 꽤 맘에 들었습니다ㅎㅎ

그런데 좀 취향을 탈 것 같긴 하더군요.

제시 아이젠버그는 연기가 갈수록 올라오는 것이 보여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마구 듭니다.

그나저나, OST나 효과음들은 정말 하나같이 영화에 어울립니다.

확실히 감독이 음덕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