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 터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킬링타임용
사실 개봉전까지는 '닌자 터틀'을 볼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닌자터틀'의 주인공인 메간 폭스라는 스타에 대해서도 큰 관심도 없고, 어렸을 적에 '닌자 거북이'라는 만화가 방영되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닥 즐겨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영화에도 큰 관심이 가질 않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 제작자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마이클 베이 감독인데, 올해 최악의 영화에 떡하니 '트랜스포머 4'가 자리 잡고 있어, 더 이상 그에게 데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서... 이 영화만큼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 메간 폭스가 내한한 터라, '닌자터틀'에 대한 기사가 연일 쏟아지기도 했고, 이미 본 영화를 제외하곤 집 근처 극장 상영시간이 맞는 영화가 '닌자 터틀'밖에 없어서, 무려 개봉 첫 날 영화를 관람하고 왔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뷰가 늦어진 점 죄송... ㅠ)
악당 슈레더와 그의 조직 풋 클랜이 장악해버린 후 범죄와 폭력이 난무하는 뉴욕시. 열혈 방송기자 에이프릴(메간 폭스)은 카메라맨 번과 함께 그들의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나서고, 슈레더와 손 잡은 사업가 에릭 삭스의 정체가 점점 드러나게 됩니다. 한편, 하수구에 살던 닌자터틀 레오나르도, 도나텔로, 라파엘로, 미켈란젤로는 암흑으로 변해가는 도시를 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오게 되는데... 과연 닌자터틀은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악당 슈레더와 에릭 삭스의 위험으로부터 뉴욕을 구할 수 있을까요.
일단 저는 디지털 2D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닌자 터틀'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관람했던 터라, 이 영화가 이렇게 스케일이 큰 영화일지 몰랐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라는 점에 조금 놀랐습니다. 그럼에도 큰 감흥이 없었던 것은,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액션 장면들은 신선함이 없는, 스케일만 크고 어디서 본듯한 장면들로 꽉꽉 채워져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가장 힘을 준 것으로 보이는 씬은 설산에서 차량들이 미끄러지는 장면인 것 같은데, 꽤 인상적이었습니다.스토리상으로는 도시 외곽에서 중심부로 향해 나아가는 도중에 설산으로 차가 미끄러지는 설정이지만, 다양한 액션 시퀀스를 집어넣어 관객들이 지루할 틈새 없게 만드는 점이 정말 좋았는데, 이 영화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신선한 액션 시퀀스라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생각보다 제작자 마이클 베이의 인장이 많이 묻어난 작품이었습니다. 몇몇 장면이나 액션스타일이 특히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닌자터틀'에서 거북이들을 만나는 메간 폭스는, '트랜스포머'에서 여러 로봇들을 처음 만나는 샤이아 라보프가 출연하는 장면을 자연스레 연상시키게 됩니다. 이외에도 '닌자터틀'과 '트랜스포머'의 닮은 점은 상당수 있었는데, 주로 단점을 닮긴 했습니다. '트랜스포머4'에서 심심찮게 등장했던 액션 슬로우 모션을 '닌자 터틀'에서도 심심찮게 볼 때마다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요. 두 영화 모두 디지털 2D로 관람했기 때문에 슬로우 모션 장면들의 3D 효과가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2D로 보는 관객에게, 슬로우 모션은 큰 감흥 없는 그냥 그런 마이클 베이의 인장에 불과했습니다.
왜 이렇게 제가 이 영화에 시큰둥한지 고민해봤습니다. 아마 '닌자터틀'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시리즈를 처음 시작하는 영화의 단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물과 영화의 설정 배경 설명을 하는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다보니, 영화가 후끈 달아오르는 데에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으며, 그럼에도 참 신기한 사실은, 많은 시간을 할애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끝난 시점에서도 누가 레오나르도인지 미켈란젤로인지, 안경쓴 거북이의 이름과 메간 폭스에게 작업을 거는 거북이의 이름은 끝끝내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캡틴 아메리카'도, '토르'도 처음부터 수작은 아니었던 것처럼, '닌자터틀'도 마블 영화의 속편들이 걷는 궤도를 따라갈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제가 확인한 '닌자터틀'의 1편은 스케일은 크지만 그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닌자터틀'은 참 손이 안가게 되는 작품입니다. 닌자 터틀의 괴상한 비주얼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그저 '트랜스포머'에 나왔던 섹시한 여주인공으로밖에 치부되지 않는 메간 폭스 이외에는 유명한 배우 출연 부재, 게다가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해있는 시점에서 일본을 상징하는 '닌자'터틀이라뇨... '닌자터틀'은 참 여러모로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작품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앞에서는 '닌자터틀'에 대한 혹평을 쏟아부었지만, 사실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거의 없다시피해서인지, '닌자 터틀'을 그렇게 재미없게 보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1시간 40분의 러닝타임동안 지루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재밌긴 한데 마음까지 흔들어놓지는 못하고, 상영관을 나온 20분 내로 다 잊어버릴 것 같은 작품입니다. 쉽게 손이 가질 않는데에다, 보고 나면 쉽게 잊혀지기까지 하는 영화라... 다음 속편의 국내 흥행 유무도 쉽게 장담하기 힘들겠네요.
* '루시'의 개봉과 함께 '닌자터틀'의 아이맥스 상영관은 거의 다 막을 내리게 됩니다 ㅠㅠ 수요일부터는 전주효자 CGV IMAX관에서 1회차만 상영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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