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FA] 안티크라이스트 (스포유)
악명은 누누히 들었는데,삭제된 개봉판 버전으로 봐선지 뭐 이 정도면 양호하지 싶었다.삭제된 버전이지만
앞 뒤 상황이 충분히 유추가 돼선지 노 컷 버전으로 봐도 감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데,나는 이
영화의 상징이 더 고통스러웠다.탯줄이 이어진 새끼를 달고 다니는 사슴,땅에 떨어진 자기 새끼를 잡아먹는
까마귀,자신의 내장을 파먹는 여우.비탄,절망,고통을 상징하는 일명 세 거지.세 거지가 나타나면 누군가는
죽는다.제목은 적그리스도지만 딱히,그리스도교를 비판한다기보다는 인간의 원죄 의식을 건드린다는
느낌이 든다.부부가 정사를 나누는 사이 아이는 추락사한다.여자는 비탄,절망,고통의 전개를 밟아가고 끝내는
미쳐버린다.나는 그게 그냥 죄의식 때문인줄 알았는데,실상은 아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는데,그러지 않았단게
밝혀진다.그게 정사 도중의 쾌락때문인지 아이의 신체적 결함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아마도 전자겠지,그래서
여자는 미쳐갔을 거고.
원죄 의식은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으면서 시작되었다.부부가 머무는 곳은 에덴이고 부부는 곧 아담과 이브다.
아니 이브가 아니라 릴리스일까.마지막에 아내를 마녀사냥하듯 불태워 죽인 남자는 산딸기로 보이는 과일을
먹고 그러자 수많은 여자들이 그를 향해 다가온다.그녀들은 마녀사냥당한 여자들일까.이렇게 수많은 상징으로
이루어진 영화는 쉽진 않았지만 역설적으로 참 아름다웠다.울게하소서를 배경으로 아이가 추락사하는 장면을
악취미다 싶게 자세하게 보여주는 오프닝부터 영화는 참으로 아름다웠다.이 영화를 여성 혐오스럽다고 볼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남자는? 가족이 가족을 정신 치료할 수 없다는 규칙을 깨는 남자에게 비탄에 빠진 여자는
아내가 아니고 환자였다.여자는 마녀라는 아내의 주장을 반박하던 그가 아내를 마녀사냥하듯 불태우는걸 보면
남자여,오만하지 말지어다란 말이 떠오른다.크레딧이 올라가면 타르코프스키에게 영화를 바친다는 자막이
나오는데,오만하다기 보단 베짱이 이 정도는 돼야지 싶어 유쾌하다.종교의 경건함에 천작한 선배 감독에게 보내는
후배 감독의 빅 엿.꼴통이지만 난 역시 라스 폰 트리에가 좋다.
해피독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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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느낀 건 딱히 여자 = 악.이라고 표현했다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이성적인 존재'로 묘사되는 남자와 반대로, 여자는 즉 '비이성의 영역(감성? 본능)'에 있는 존재. 거기에 휩쓸리는 존재..
즉 '자연'에 가까운 존재 (컨트롤이 불가능한?)라고 감독이 여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건 '멜랑콜리아'에서 거의 동물의 육감 수준의 직관을 가지고 있어, 언제나 괴로울 수 밖에 없고(뭔가를 언제나 먼저 캐치.하거든요), 그러기에 우울증에 빠질 수밖에 없는 저스틴이랑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어요.
마녀.라는게 그러니깐 '악하다'라는 쪽보다는,
딱. 이성적 존재인 인간과 그 반대인 '자연'. 딱 그 한가운데에서 존재하고 있다 (양쪽을 다 느낀다) ..라는 것..?
(이건 사람도 아니고 자연도 아니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