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무 [스포유]
해무는 극단 연우무대의 연극이 원작이다.그 인연인지 김윤석,문성근등 극단 출신 배우들도 출연을 하고 있다.
올 여름 빅4중 하나였는데,개봉전부터 안될거야란 예상이 지배적이었고 불행히도 그 예상이 맞아가는 것 같다.
일단 너무 어둡다.세월호의 여파인지 관객들은 명량처럼 희망을 주던지 해적처럼 웃기던지 확실한걸 바라지
현실도 우울한데 영화까지 우울한건 나라도 싫겠다.그래도 본건 영화에 참여한 면면들 때문이었는데,결과적으로
실망.어두운건 적어도 나한텐 문제가 안됐는데,배라는 한정된 공간,목불인견의 인간 군상들이란 설정에서 오는
기대감이 충족은 커녕 뭐야 이게 다야? 라는 느낌이 지배적.연출력의 문제일까.보는 내내 몇몇 감독들 이름이
떠오르는걸 보니 그 이유도 크지 싶다.이 감독이라면 더 나갔을 텐데 싶은..내보기엔 가장 큰 문제는 해무가
연극이람 몰라도 영화로선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다는 거다.연극은 상징적인 표현도 문제가 없다.시체 절단같은
장면도 암시적으로 보여줘도 충분히 무서울거다.인간에겐 상상력이란게 있기 때문이다.근데,영화는?
설명이 충분해야 한다.그러니 설명조가 될 수 밖에 없고 연극으론 강렬했던 부분도 영상으로 보면 강렬함이
반감될거다.해무는 날보러와요나 이가 살인의 추억과 왕의 남자로 재탄생했듯이 만들어져야 했던게 아닐까.
해무는 굳이 해설을 찿아보지 않더라도 IMF로 침몰해가는 대한민국이란 배를 그리고 있다.IMF의 그늘은
지금도 유효한걸 보니 영화의 제작 의도를 알것도 같다.선장부터 막내 동식까지 배에 탄 여섯명은 각자의
욕망에 충실하게 행동한다.선장은 육지에선 오쟁이진 남편이지만 배에서만은 왕이고 신이다.IMF전 우리
가장들의 모습같다.영화는 개중 순수한 동식에게 감정이입을 요하지만 동식에게 온전히 감정이입이 안된다는게
패인이다.그는 선장에게 살인자라고 욕하지만 그 자신은 결백한가? 실수로 갑판장을 죽인 것만 가지고 말하는게
아니다.홍매와 섹스한 후 너만은 무슨일이 있어도 지켜줄께라고 말하는 그도 광기에 휩싸인건 마찬가지다.
여자를 위해 손에 피를 묻힌다는 광기.사랑이라고? 홍매를 만난게 배라는 공간이 아니었다면? 그렇다고 선장에
감정이입하기도 그렇다.그는 선원들도 모두 자기처럼 배에 목매달았을거라 착각하지만 말 그대로 착각이다.
그들에겐 가족,돈,여자가 중요하지 배따윈 하등 중요하지 않았다.그래서 배에 목숨 건 남자는 배로 인해 죽고
사랑에 목숨건 남자는 사랑에 배신당한다.나는 홍매가 말한 오빠가 친오빠가 아니었을거라 생각한다.주소를
보여주긴 했지만 그 시점에서 홍매와 동식은 아무 관계도 아니었다.게다가 외우기 어렵지도 않은 주소를 동식은 왜
찿아가지 않았을까.뭐 친오빠였다고 해도 씁쓸함이 사라지는건 아니다.살아남은 자는 꿈에서 깨어나야 할테니.
동식역의 박유천은 무난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아이돌 출신 배우치고는 잘했다는 거지 김윤석과 대립각을 세우는
주인공 역으로는 무게감이 모자라지 않았나 싶다.영화가 참 뭘 말하고픈건진 알겠는데,그냥 무난한 수준에 그친게
아쉽다.걸작이 나왔어야 했거늘..
해피독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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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하두 이거 봐야 한다고 해서 대체 뭔데 그러나 하고 새벽에 보러 갔는데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흥행을 위해 일단 재밌고 라이트하게 접근해서 제작비는 건져야한다는 마인드로 이리저리 재던 제가 부끄럽더군요.
정 이 정도도 대단하다고 봅니다. 실력파 배우들로만 구성이 되니 아주 소름 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