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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이순신의 부활이 그저 행복할 뿐이다.

아트아빠2 아트아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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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을 보고 왔습니다.

 

몇해전 처음 이순신장군의 해전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명량>의 실체를 보게되었습니다.
시사회 반응은 평단과 관객의 반응이 조금 엇갈는 모양새라서 반신반의 했는데요.
제가 본 평가는 이정도면 훌륭한 해전영화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만 이순신은 유능한 해군장수이 이기 이전에 굉장히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극적 인물입니다.
영화적 소재로 활용하기에 스펙트럼이 무척 넓은 인물이지요.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보이긴 하지만
김민한감독의 이순신장군을 어떻게 그려낼 것이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충분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임진왜란 정확히는 정유재란의 상황을 알고 있으면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데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간단하게 보면 정유재란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이순신을 제거 위해 벌인 전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간단히 배경 설명을 드리면 (임진왜란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은 건너뛰어 주세요)
임진왜란말에 전쟁에 지친 명나라와 일본은 휴전협상을 하게됩니다.
그런데 서론 본국의 왕들의 생각이 너무 달랐던거죠. 서로 자신들이 이긴 전쟁이라고 생각한거죠.
그때문에 협상은 쉽지 않았는데 이때 명나라와 일본의 협상자들이 본국의 왕을 속이고 전쟁을 종료해버립니다.
당연히 속임수는 오래가지 못하고 곧 들통이납니다. 그래서 정유재란이 일어나는데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제일 명령이 이순신을 제거라는겁니다.
다 이긴 전쟁에 코를 빠친 이순신을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고 이순신이 있는 한 이 전쟁은 이길 수 없다고 본거죠.
때마침 선조임금이 이순신을 그다지 신임하지 않는다는 정보가 일본에 들어가게 되고 이순신과 척을 지고 있던
원균에게 거짓정보를 흘려 이순신을 곤경에 빠지게 합니다.
결국 이순신은 왕명을 어겼다는 모함을 받아 파직되고 죽음의 위기에 처합니다.
다행이 목숨은 간신히 건졌지만 그에게 목숨보다 더 소중했던 그의 함대는 이미 칠천량 앞바다에 모두 수장되 말았지요.
당시 수군은 전력이 많이 보강되서 임란 초보다 훨씬 막강한 수군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지 우두머리가 바뀐 것뿐인데 그 막강하던 조선 수군이 전멸에 가까운 대패를 하고 말지요.
이런걸 보면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역사가 보여주고 있는거겠지요.
더욱 어쳐구니가 없는 것은 선조의 반응입니다.
자신의 명으로 대패를 했는데 자신은 그런 명을 내린 적이 없고 이는 하늘의 뜻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교지를 내립니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는데만 올인하는 전형적인 비열한 군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은 정치 지도자들도 선조와 다르지 않다는게 참 개탄스러울뿐입니다.

 

 

 

이런 배경은 영화에서 간략하게 자막과 그래픽으로 지나갑니다.
사실 명량해전을 이해하는데는 이부분이 무척 중요한 부분인데 감독은 오롯하게 전투 그 자체에만 집중을 하려고 했던 것같습니다.
이건 온전히 작가의 몫이니 이런 선택이 좋다 나쁘다고 할 문제는 아니겠지요.
하지만 저도 나름 이순신장군에 대한 영화화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으로 제 견해를 펴보자면
이런 배경이 되는 부분에서 선조, 원균,  조정대신들(특히 유성룡: 유성룡은 왜 이순신이 모함을 당했을 때 적극적으로 그를 변호하지 않았는지)등과의 갈등 관계를 조금 더 파고들고 해전 부분을 조금 축소했어도 이순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암담했는지 극명히 들어나면서 갈등을 더 증폭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의 후속으로 <한산도>를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한산대첩과 명량사이의 역사가 가장 드라마틱한 소재인데
이 부분을 어떻게 매울지 걱정이 되네요. <한산도>에서도 학익진을 비롯한 전법과 해전을 중심으로 그린다면 스케일이 커진다 해도
관객들의 반응이 <명량> 만큼 관대하지 않을 것같기도 하구요.

 

 

<명량> 해전 자체로 들어가 보죠.
이순신과 싸우는 일본장수는 류승룡이 분한 구루지마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영화에서 가장 소모적인 인물이 구루지마지요.
구루지마는 사실 수군이라기 보다 해적입니다.
그렇다보니 와키자카와 자꾸 충돌을 하게 되는데요. 이부분도 대사 몇마디로 그러했다는 이야기는 하지만
좀 더 극적인 영화적 묘사로 와키자카의 군대와 구루지마의 군대가 다른다는걸 보여주는 장치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더불어 와키자카의 경우 이순신을 미워하면서도 상당히 존경했다고 알려져 있지요.
실제로 그의 후손들이 아직도 충무공 탄신일에 제사(?)를 지내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면도 허구를 가미해서라도 더 들어 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예고편에도 나오지만 두려움을 극복해서 그걸 어떻게 용기로 만들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나름 재미있는 선택이였고 이런 주제에 대해서는 꽤 설득력있는 구성이였다고 보여집니다.
보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무겁게 내려 앉는 느낌도 받았고 그걸 극복하는 과정에서 진한 감동도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모두 이끌어가는 사람은 최민식이라는 배우입니다.
그는 정말 혼신을 다해 연기하고 있다는게 화면 곳곳에서 느껴지더라구요.
스스로 연기를 못해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그런 겸양이 지금의 그가 있게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말고 늘 우리곁에서 좋은 연기 보여주길 바람니다.

해전 자체의 재현은 썩 괜찮습니다. 물론 눈에 거슬리는 일부 CG가 있긴하지만 대부분 실제촬영을 바탕으로 했고
해상전투의 단조로움을 생각한다면 꽤 짜임새 있는 구성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최근작 300 제국의 부활과 비교해도 월등히 탁월한 해상전투씬이였습니다.
사실 기록으로 보면 명량에서 대승을 했다는 기록은 있지만 구체적인 배들의 움직임이나 시시각각의 전황의 변화를 묘사한 기록은 실제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추측성 이야기들일뿐이지요.
그걸 작가의 상상력으로 매꾸어 넣어야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그런 면에서 명량의 해전씬은 적어도 저에게는 꽤 설득력 있게 보였습니다.

 

'이순신이 일본인이였다면 이순신은 아마 징기스칸만큼 위대한 장수로 세계인들의 칭송을 받았을 것이다'라는 한 일본인의 말이 떠오르네요.
적국에서 조차 그의 위대함을 칭송하는 인물인데 정작 우리는 이순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알려주려 했는지 묻고 싶어 집니다.
<명량>, 더 나아가 이순신 3부작을 무사히 만들어져서 세계인들에게 이순신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가적으로 감상에 도움이 될 것같은 이야기들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한무리의 여성관객들의 대화를 엿들었는데요.
일본 배가 더 큰데 우리배가 들이 받는다고 그렇게 쉽게 부셔지냐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네 부셔집니다.
이유는  일본의 연안은 우리나라의 연안보다 훨씬 너울이 잔잔합니다.
의외로 우리나라의 연안 바다는 세계적으로도 너울이 심한 곳입니다.
즉 배가 뒤집히 위험이 우리나라는 크고 일본은 작습니다.
일본의 배는 이타케부네라고 불리는데요. 이 배는 너울이 작은 곳에서 빠르게 이동할 목적으로 만든 배로 배 바닦이 뾰족합니다.
모처보트 바닦을 연상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의 판옥선은 바닦에 넓쩍하지요. 너울을 이기고 앞으로 가기위해서 입니다.
그리고 이타케부네는 나무 널판을 철못으로 이어붙여 만들지만 판옥선은 철못을 쓰지 않고 나무를 짜맞추어 배를 만듭니다.
즉 판옥선이 훨씬 견고합니다.  그래서 들이받는 전법이 실제로 가능했습니다.


화포의 경우 일본보다 우리가 더 앞서 있었습니다.
여기에 약간의 오해가 있는데요. 일본은 포루투칼을 통해 들여온 조총이 있었을뿐 대포를 만들고 그거 배에 장착하는 기술은 현져히 떯어졌습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도 보면 우리는 대포로 공격을 하는데 일본 배들은 조총을 쏘는게 전부입니다.
그 이유 역시 배의 구조에 있는데요. 일본의 이타케부네는 배의 측면에서 포를 쏘면 배가 기울어져 전복이 됩니다.
해서 대포를 실더라도 전면에 두대가 전부입니다. 반면 우리는 좌우현에 십여대의 포를 장착하고 동시에 사격이 가능했지요.
이런 전력차이는 실로 엄청났을 겁니다. 조총이 닿지 않는 사거리에서 대포로 적을 제압이 가능했으니 아군의 피해가 거의 없었지요.


일본은 해군이 의외로 약했다.
이것도 일부 사실입니다. 일본은 섬나라고 당연히 해전에 능할걸로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 일본은 임진왜란을 일으키기 전에 100년동안의 내전을 치룹니다. 이 내전은 모두 육지전투였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하고 100년간 유지되었던 강력한 군사력을 사용할 곳이 없어지게 되자
내란을 막기위해 일본이 명나라를 치겠다는 명분으로 일으킨 전쟁이 임진왜란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와키자카도 사실 완전히 수군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구루지마라는 해적까지 불러다 싸우게 했을까요.
그래서 일본은 무조건 배를 붙여 백병전을 하려고 했던 겁니다.
일단 배에 올라타서 싸우는건 자신이 있었고 병사의 수도 우세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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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모큐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13:10
14.08.01.
profile image
모큐
후기라기 보다는 정보성 글이 되었는데요. 실은 요즘 젊은 친구들이 이순신장군이나 왜란에 대해 너무 모르더라구요.
조금이라도 감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미력하지만 아는 것들 첨언해서 후기를 써봤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네요.
13:34
14.08.01.
profile image 2등
일본의 배와 그 전력에 대한 부분까지 짚어주셔서 영화를 본 뒤에 더 이해가 되고 다시 보고 싶어지는 리뷰에요!! 감사합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게 정말 맞는거 같습니다
09:52
14.08.02.
profile image 3등

와우 굿리뷰입니다. 역사적 궁금증이 아주 싹 해소됩니다. 사실 잘 아는 것 같지만 이순신장군에 대해 잘 모릅니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지요.

01:52
1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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