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 인 파리
로코의 명작 노팅 힐의 로저 미첼 감독의 신작.제작사가 워킹 타이틀이 아니라서 다를 것 같긴 했는데,
주인공 부부가 영국인 부부 아니랄까봐 엄청 시니컬 하네요.사랑을 속삭이다가도 이내 퉁명한 말들이
오가는 부부의 대화를 보면 결혼 생활 30년 동안 저러고도 용케도 안헤어졌다 싶을 정도네요.
근데,이 부부에겐 살갑지 않은 그것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예요.신혼여행을 왔던 장소에서 이혼을
논하다가 남편 닉이 안보이자 불안해하는 멕을 보세요.처음엔 신혼 여행 온 장소에 30년뒤에 다시 온
노부부의 추억 여행답게 파리의 이곳저곳을 비추던 영화는 점점 인생을 관통하는 말들의 성찬이 아닌게
아니라 비포 선라이즈의 노년판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제시와 셀린이 나이 먹으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일단 말이 너무 많아요.듣다보면 이 부부가 엄청 인텔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닉은 캠브리지 출신에 자기 입으로도 좌로 조금 기울었다고 말하죠.멕은 닉의 말에 따르면 과격한
페미니스트였구요.노부부의 젊은 시절이 자연스럽게 그려지지 않나요.
근데,현재는 어떤가요? 무얼 하든 재능을 발휘했던 닉은 그저 그런 대학의 교수 자리에서 그나마도
잘린 상태고 멕도 지겨운 교사 생활을 그만 두고 새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합니다.자식은 결혼한 뒤에도
부모에게 손을 벌리고 무엇이든 가능했던 젊은 시절은 어디로 갔을까.그러나 이 부부에겐 서로가 있습니다.
30년의 세월동안 곁을 지켜준 부부이자 동지가요.닉의 친구 모건은 다릅니다.가정을 버리고 현재는 젊은
아내와 살고 있지만 슬슬 숨막혀하는 눈치죠.겉으로야 모건은 남부러울 것 없이 상공한 사람이지만요.
영화는 굳이 결론을 내지 않는 상태에서 끝이 납니다.닉과 멕의 사이가 더 굳건해 졌을수도 아닐수도
있죠.노년의 삶이란 그런 거라는 듯.재개봉한 물랑 루즈를 비롯해 요 몇년새 자주 보이시는 짐 브로드벤트가
최고의 적역을 맡으신 듯하고 멕역은 어바웃 타임의 어머니역 배우시더라구요.낯이 익더니만.모건역
제프 골드브럼도 잘 어울렸어요.노년의 배우들이 참 멋지게 보였습니다.육체가 늙어도 정신이 늙지
않으면 그건 젊음인 겁니다.
해피독
댓글 1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