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랑루즈]그들의 리즈시절 다시봐도 정말 행복하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에 감각적인 터치를 입혀 새로운 스타일로 리메이크 되었던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재개봉으로 관객들을 찾아 온데 이어 4월 <물랑 루즈>가 다시금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왔다. <물랑 루즈>는 전 세계적으로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붐을 일으키며 아낌없는 호평과 찬사를 받았던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1899년 파리를 배경으로 몽마르트르 언덕의 카바레 '물랑 루즈'에서 벌어지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 위대한 사랑을 담고 있다.
바즈 루어만 감독은 그의 전작 <댄싱 히어로>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스타일리시한 영상, 빠른 편집, 소품 하나에도 정성을 들인 디테일까지 비주얼의 제왕다운 면모를 보여왔다. <물랑 루즈>와 함께 이 두 편의 전작들은 연극과 뮤지컬의 기법을 도입함으로써 ‘붉은 커튼 3부작’으로 불리며 신선함을 선사했다. 이는 루어만 감독이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독창적으로 해석해 큰 성공을 거둔 이력이 있는 연극 연출가 출신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물랑 루즈>에서 그 동안 오페라 무대와 스크린 무대에서 쌓아왔던 연출적 내공을 유감없이 펼쳐 보였는데, 화려한 무대 장식들, 샹들리에 그리고 실제 크기의 댄스 플로어까지 1899년 파리의 물랑 루즈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정교하고 화려한 느낌을 살린 세트는 그야말로 완벽하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색감, 강렬한 음악과 의상, 그리고 100명 이상의 실제 무용수들이 펼치는 군무 역시 바즈 루어만의 감각과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 <물랑 루즈>, <위대한 개츠비> 등 한 편의 아름다운 뮤직비디오 같은 작품들을 연출한 바즈 루어만 감독의 여주인공들 중 누구 하나 아름답지 않은 캐릭터는 없겠지만, 그 중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단번에 <물랑 루즈>의 히로인, ‘찬란한 다이아몬드 걸 샤틴’을 꼽을 것이다. ‘샤틴’이라는 캐릭터가 풍기는 매력이 워낙 뛰어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극 중 ‘물랑 루즈’의 모든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팜므파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리즈 시절의 니콜 키드먼 때문이다.
<물랑 루즈>는 2001년 톰 크루즈와의 이혼을 겪고 정신적으로 피폐한 삶을 살던 그녀에게 다시 삶을 회복시켜준 일생일대의 영화이기도 하다. 촬영 중 갈비뼈 두 대가 부러지는 극한 상황을 맞이하면서도 ‘샤틴’으로서 열연을 펼친 일화 또한 유명하다. 그녀의 이런 노력 덕분에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이후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쟁쟁한 뮤지컬 장르 영화 속에서도 이완 맥그리거와 함께 한 러브 세레나데는 어떤 작품 못지 않는 러브 테마곡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관객들의 기억에서 여전히 지워지지 않고 있다.
특히 바즈 루어만 감독은 음악과 영상의 결합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다. 엘튼 존의 ‘Your Song’, 마돈나의 ‘Like A Virgin’, 영화 ‘사관과 신사’의 주제곡 ‘Up Where We Belong’ 등 팝의 히트 곡들이 대사 대신 인물의 내면을 전달하는 한편 웃음을 끌어내는 수단으로 재치있게 사용된다. 또한, <물랑 루즈>의 OST가 수록된 앨범이 국내에서만 4장이나 발매돼 판매 되었을 만큼 리메이크의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으면서 대중 문화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발휘했는데, <물랑 루즈>에 의해 리메이크된 곡이 원곡보다 더 유명해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 중 ‘록산느의 탱고’의 경우 피겨퀸 ‘김연아’의 06-07 시즌 쇼트 프로그램 곡으로 사용되어 그녀의 첫 시니어 대회 우승과 세계 신기록을 함께한 곡으로도 유명하며 영화의 개봉 때보다 더 큰 사랑을 받는 곡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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