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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슬픔과 감정이란..

티티카카 티티카카
1226 0 6

혈육의 죽음을 두고 '단장의 슬픔'이라고 하더군요.

창자가 끊어질 듯한 슬픔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7년 전, 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셨을 때였어요. 그 비유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았죠..

부모님이 늦둥이로 낳아 막내였던 저는 그 슬픔과 충격이 꽤 컸습니다.

부모님 그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터라 가정을 이루고 사는 언니들과는 또 다른 충격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통곡을하고 고통에 몸부림 치다가도 조금 잦아드니..

어느사이에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배가 고파 끼니를 채우고 있는 나를 보며 울컥울컥 한심하기도 한 거예요.

중학교때 부모님 장례식을 치르고 학교에 왔던 친구가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고는 친구 무리들과 함께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도 아무렇치도 않네.. 난 막 우울하고 슬플 거 같은데.. " 라고 말했던 기억이 뭉개뭉개 떠오르는 순간이었죠..

내가 한 말인지 무리에 있었던 친구 중 하나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어요..

어떤 상황에 대해서  혹은 그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절대로 함부로 말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죠.

 

그래요.. 인간은 그렇습니다.

아무리 슬픈 순간에도 순간 순간 잊기도 하고 현실을 살아가요.

이런 아픔을 겪으면서 많은 걸 깨달았죠.. 세상에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보다 더 아프고 심각한 건 없을 거라고..

그래서 심각하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뭐, 그 것보다 심각하겠어? 하며 극복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기도 하고..

영화 < 인생은 아름다워 >를 보면서 많이 공감했습니다.

생명이 위협받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웃음과 해학이 있는 게 현실적인 모습이니까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조금씩 고통에 굳은 살이 배겨 가긴 했지만,

7년이 지나도 익숙해 지지 않는 일이 있더군요. 아직도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는 입밖으로 꺼내지지 않았어요.

그냥 아버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아직도  살아 계신 현재진형처럼 표현 하거나 말하지 않았어요..

너무 큰 진짜 고통은 입으로 표현이 잘 안되는 성격이라는 걸 알았죠.

어떤 사람에게는 슬픔의 무게가 너무 커서 말로 꺼내지 못하는 슬픔도 있는 겁니다..

이런 마음을 깊이 묻고 있었던 저는 다시 그 때의 고통과 기억이 울컥울컥 소환됐습니다.

 

그래서 여기 저기 게시판에 울분과 슬픔을 토해내는 글을 보고도 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겠더군요..

내 안에서 그 심정이 너무 고통스럽게 공명했으니까요..

오래 꼭꼭 싸매고  아무에게도 가족에게 조차 보여주지 않았던 상처를 꺼내서 볼 만큼 이 번일은 저를 많이 아프게 하네요.

아마도 이 기회에 내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고 성장할 기회가 되려고 하나 봅니다.

 

그래도 섣불리 오해하고 공격당하는 일은  언제나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가 됩니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판단하고 재단되는 존재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판단하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해 내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

다시 한 번만.. 10분 만 더 고민해 주세요.

그 누구라도 익무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고 오래 오래 소통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저 역시 좀 전엔 너무 당혹스러워서 꽤 공격적인 글을 올린 것 같아 반성 중입니다.

 

 

 

2014-04-19-05-02-29_deco.jpg

 

 

마음이 많이 안좋아서 잠을 이룰 수 없는 새벽에

20년도 더 된 오래된 기억 하나를 끄집어 냈습니다.

분위기가 참 촌스럽죠?  ^_^

어디 꼭 평양단에서 온 단체 같네요..

그래도 저 때는 참.....  아직 큰 슬픔을 모를 때 였는데 말이죠..

 

 

참사를 겪은 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으니까요..

그 단장의 슬픔.. 애끓는 마음..

저도 조금쯤 아니까요..

아직도 혈육이, 아버지가 나오는 짠한 장면만 봐도 절로 눈물이 줄줄.. 나니까요. 

 

정말 저는 오늘 이 새벽을 꼴딱 샐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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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저는 부모님 두분 다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십니다만....
암으로 아버지를 잃은 저의 친한 지인은 세월이 꽤 흘렀음에도
아빠 얘기만 나오면 울컥울컥 하더라구요 부모.자식이라는것이 그런 존재인것 같습니다
저도 참사를 겪은 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더불어 안 좋은 마음 조금은 풀리셨길 바래요 티티님....
08:31
14.04.19.
2등
발렌타인 데이에 부친상당한 저도 있는데요 뭐.별거 아니라 생각했다 임종이고 뭐고.. 어버지의 이메일의 가족 상황이
딱 저희집이었는데도,매년 그날만 되면 울컥한게 그뒤 화장터 가고 집도 경매 넘어가고 이런 과정을 겪으니 사람의
감정이란게 어느 정도 이상을 넘으면 무덤덤 해지더라고요.이번일도 유족의 감정엔 누구보다 공감이 가는데,그이상으로
무력감이 엄습하네요.달라지는건 없을거라는..
10:02
14.04.19.
포인트팡팡녀!
해피독
축하해~! 해피독님은 50포인트에 당첨되셨어 ㅋㅋㅋ 활동 많이 해 +_+
10:02
14.04.19.
profile image

전 군 재대하고 이틀뒤 아버지 그 이틀뒤 할머니....87년도 12월은 정말 힘들었죠..

무슨일이 벌어진건 모르겟으나<아직 수다방가서 글 볼 정신이 없어서>

대략 끄적 글 보니 대강 알듯도 하네요

아픔을 받아들이는건 사람마다 다 다르죠

아무도 모르게 대성통곡했던 저...

그러고 다시 술먹고 떠들고..그러다 욱하면 또 혼자가서 대성통곡한 기억이 납니다

줄기차게 앉아서 대성통곡하는것만이 슬픔의 표현은 아니거던요...


01:04
1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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