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 드림웍스의 판정패(敗)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는 2014년 내놓는 드림웍스의 첫 애니메이션입니다. 작년에 '크루즈 패밀리'로 건재함을 알렸던 드림웍스는, '터보'로 완성도나 흥행에서도 참패하고 말았는데요. (국내에서는 다른 나라에서와 달리, '크루즈 패밀리'가 흥행에서 아쉬운 결과를 냈던데 반해, '터보'가 오히려 더 흥행하였죠^^)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는 미국에서 3월에 개봉하여, 나쁘지 않은 평가에 비해, 흥행에서는 전세계적으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내놓고 있는 형국입니다. 다소 독특한 설정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들도 물론 있었지만, 믿고 보는 드림웍스에서 내놓는 애니메이션이라, 어떤 작품일지 궁금하였는데, 운좋게 영화를 개봉전에 미리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3D 자막 버전으로 관람하였습니다.
IQ 800, 박사학위 취득, 발명, 요리 댄스, 연주까지 못하는 게 없는 '미스터 피바디'. 하지만 그의 정체는 바로 강아지이며, 똘똘한 인간 아들 셔먼을 둔 아들 바보입니다. 그런데 셔먼은 같은 반 친구 페니로부터 아빠가 강아지라고 놀림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에 페니는 피바디의 초대로 셔먼의 집에 왔다가, 미스터 피바디와 셔먼의 둘만의 비밀인, 전 세계 어느 곳, 어느 시대로 갈 수 있는 타임머신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됩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반 고흐, 셰익스피어를 만나고 고대 이집트, 프랑스 혁명, 트로이 전쟁을 넘나드는 그들의 시간여행은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되는데...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는 드림웍스의 강점인 기술력이 역시나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디즈니 작품에 비해 3D 효과나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월등히 뛰어난 것 같습니다. 영화에는 이집트,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모험들이 펼쳐지고 있으며, 이 장면들과 더불어 타임머신에서의 3D 효과가 특히 인상적입니다. 영화에서 모험이 펼쳐지는 장면들이 많은만큼, 4Dx로 관람한다면 더더욱 재미있을 것 같네요. 사실 영화를 보기 전, 강아지가 사람을 입양해서 키운다는 설정은 다소 낯설었는데, 피바디가 귀여워서 크게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아쉽습니다. 셔먼과 페니가 우정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게 되는 관계에 대한 설명도 아쉬운 편이며, 영화 후반부, 급작스러운 전개가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드림웍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슈렉', '드래곤 길들이기', '크루즈 패밀리'같은 수작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만큼,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의 완성도나 재미가 드림웍스의 전작들의 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일정 수준의 재미를 제공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를 보고난 뒤, 한국 관객들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일 것 같습니다. 물론 피바디는 귀엽긴 하지만, 동물들이 주체가 아닌 영화에서, 강아지가 애완동물이 아닌 인간과 비슷한 주체로 나온다는 설정이 과연 쉽게 받아들여질까 의문입니다. 미국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언어유희(pun)에서 오는 재미가 상당히 들어가있는 것 같은데, 이 또한 한국 관객에게 영화의 재미로 이어지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워싱턴 대통령, 마리 앙투아네트,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영화에서 등장하는 서양 위인들, 웜홀같은 어려운 개념들이 우리나라의 어린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네요.
'겨울왕국'으로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도가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가 '겨울왕국'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어마어마한 흥행을 불러일으키긴 힘들 것 같네요. 물론 '겨울왕국'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는 현대적인 느낌의 영화라, 디즈니처럼 성인 관객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 감성 또한 부족한 편인데다, '천재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는 성인 관객에 어필하기엔 유치한 편이라 어린이날 연휴를 겨냥한 가족 관객 외에는 크게 모으기 어려워 보입니다. 디즈니와 비교했을 때, 드림웍스의 판정패(敗)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네요. 전 여름에 개봉하는 '드래곤 길들이기2'만 목빠지게 기다려야겠군요...
- 그리고 어린이 관객에게 어필하기엔... 제목이 너무 길어요;
- 자막버전으로 봤는데, 셔먼이 피바디에게 'Daddy'가 아닌, 'Mr. Peabody'라고 부르는 부분은, 굉장히 낯설더군요. 더빙에선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련지 궁금하네요... ㅎㅎ...
- CJ E&M은 차라리 어린이날 연휴 시즌에, '역린'과 같은 날에 개봉해서 다른 타겟층을 공략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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