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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ack of the 50 Foot Woman (1958)

Bill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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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하나가 다인 영화다. 유튜브에 십분짜리 영상으로 올려도 하등 무방할 영화이다. 

헐벗은 거대한 미녀가 사막에 있는 어느 깡촌을 뒤집고 다닌다. 이것이 만들어진 시대가 50년대이니, 당시 

여배우가 입었던 수영복은 지금으로 치면 t팬티일 것이다. 지금, t팬티를 입은 거대한 미녀가 도시를 부수고 다니는 영화를 만든다면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영화는 아주 깔끔하다. 곁다리가 안 들어가 있다. 

사막 어느 깡촌에, 전체 세금의 40%를 낸다고 하는 어마어마한 부자 여인이 산다.

이 여인은 다 가졌지만, 바람기 많은 젊은 미남남편때문에 속을 끓이고 산다. 대놓고 바람을 피러 마을로 내려가는 남편을 쫓아가서 잡아오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정말 지긋지긋하다. 

하지만, 남편을 정말 사랑하기에 이혼도 못한다. 그래서, 남편을 잡아다가 한바탕 싸우고 다시 용서하고 그러면 남편은 또 바람피러 나가고...... 이렇게 반복하면서 지옥같은 삶을 산다. 

남편은 남편대로 할 말 있다. 부자인 아내도 허울뿐이지, 자기것은 하나도 없다. 거기에다가 하인들조차 자기를 무시한다. 그 대저택에 자기 자리는 없다. 자기가 능력이 있다면 당장 뛰쳐나왔을 텐데, 자기 혼자 살아갈 자신은 없다. 

그래서, 마을로 내려와 적당히 생기고 적당히 머리가 비었고 적당히 타락한 여자와 사귄다 - 딱 자기한테 맞는 여자다. 완벽한 미녀같은 것은 이제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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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헐벗은 옷을 입고 마을을 부수고 난동피우고 다니는 사람은, 이 도도하고 차갑고 상류사회의 매너가 몸에 밴 완벽한 미녀다. 이것이 이 영화의 효과적인 두번째 장치이다. 

그녀도 속에 불길이 타오르지만, 자기 위치때문에 이것을 꾹 누르고 산다. 그러다가, 

남편을 잡으러 마을로 내려가는 길에 사막에서 UFO를 만난다. 거인은 웬일인지 그 여인을 거인으로 만든다. 

UFO도 거대한 외계인도 이정도 등장하고 끝이다. 영화는 여인 한명에게 집중된다. 외계인은 그냥 느닷없이 나타나서 그녀를 변화시키고 그냥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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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거인이 된다. 그러자, 그녀를 억누르고 있던 관습이니 예의니 매너니 평판이니 하는 것이 다 사라진다. 그녀는 그런것들로부터 해방된다. 이 거대한 여인은 남편을 붙잡으러 마을로 간다. 그리고, 모든것을 부수며 깽판친다.

 

영화는 허술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아귀가 착착 맞는다. 평판이니 매너니 하는 것때문에 스스로를 억누르며 살던 그녀는, 욕망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솔직하게 표출함으로써 거인이 된다. 이것은 사회적인 면에서 보면, 개인의 일탈이 될 수 있다. 그녀는 사회를 파괴한다. 그 끝은 죽음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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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이 된 아내는 남편을 손에 쥐고 송전탑에 가서 감전 당해 함께 죽는다.

그녀를 잘 아는 마을사람들은 이것이 해피엔딩이라고 말한다. 남편을 온전히 자기것으로 하고 싶었던 여인이 마침내 소원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B급영화이기는 하지만, 각본은 아주 효율적이고 메세지를 매력적으로 포착하고 단단하다. 

 

여성이 자기를 억압하는 사회적 규범을 과감하게 파괴하고 적극적인 자기 운명을 선택했다는 것에서 어떤 페미니즘적 메세지를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남성들만 바글거리는 마을을 때려부수는 데에서 이 메세지는 더 분명해질 것이다. 미초적이고 기존질서를 수호하는 보안관은 이전부터 잘 알아오던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만류도 뿌리치고 여인에게 총을 쏘아댄다. 그리고 마침내 여인을 쓰러뜨린다. 

혹은 고전적인 고딕소설의 흔적을 이 영화에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1950년대 캠피한 SF UFO 영화를 여기서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헐벗은 거대한 여인의 손아귀에 잡혀 버둥거리는 남편의 모습에서 섹슈얼 페티시즘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컬트고전이 되기 딱 적합한 성격을 갖고 있는 영화다.

 

예산이 부족해서 B급영화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것은 영리한 선택이었다는 느낌이다. 

딱 하나, 강렬하고 매혹적인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를 이것을 위해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군더더기나 곁가지를 과감히 쳐내고 응집된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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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아니...이런 막드 같은 파격적인 결말일 줄은 몰랐네요. 시대 따지면 선구적이라고 할지..^^ 한번 봐야겠습니다.
10:42
24.02.09.
BillEvans 작성자
golgo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식의 결말입니다. 거대한 여인은 마을을 파괴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죠. 보안관이 송전탑을 총으로 쏘아서 여인이 남편과 함께 감전 당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서 워렌 비티가 총에 맞아 죽는 장면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 결말이 동반자살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미래가 없는 남편도 죽음밖에는 탈출구가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여인이야 죽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구요.

10:55
24.02.09.
BillEvans 작성자
Robo_cop
어떤 메세지를 담고 각본가가 각본을 쓴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12:33
24.02.09.
profile image 3등
팀 버튼 감독이 리메이크한다고 하던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13:48
24.02.09.
BillEvans 작성자
카란
영화 자체가 굉장히 많은 것들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 원작에 팀 버튼 특유의 디테일들을 집어넣으면서 원작으로부터 멀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14:19
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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